40대 남성 건강검진 항목, 이것만큼은 꼭 챙겨라

40대 남성이 건강검진 결과지를 살펴보는 모습
40대 남성이 건강검진 결과지를 살펴보는 모습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들고 처음으로 제대로 읽어본 게 몇 년 전이다.
그전까지는 '이상 없음' 도장 찍혀 있으면 그냥 서랍에 넣었다.
근데 어느 해부터 수치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혈당 살짝 높다. 간수치 경계선이다. 혈압이 조금씩 오른다.
각각은 정상 범위인데, 한꺼번에 보니까 뭔가 이상하더라.

그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40대 남성이 건강검진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항목들을 정리한다.
국가검진으로 커버되는 것, 그리고 따로 챙겨야 할 것 두 가지로 나눠서.

국가건강검진, 이것들은 반드시 확인하자

직장인은 2년에 한 번 공짜로 받을 수 있다.
어차피 공짜니까 대충 가서 받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항목을 제대로 알면 달라진다.

혈압

매번 하는 항목이지만, 병원에서만 높게 나오는 '화이트코트 효과'가 있다.
집에서 한 번 재보고 비교해보는 게 좋다.
나는 병원에서 재면 항상 130대, 집에서 재면 120대였다.

공복혈당

검사 전날 밤부터 8시간 이상 금식해야 의미 있는 수치가 나온다.
100mg/dL 이상이면 공복혈당장애 의심, 126 이상이면 당뇨 진단 기준이다.
103 나오면 '아직 정상이네' 하고 넘어가기 쉬운데, 그게 시작이다.

이상지질혈증 (콜레스테롤)

LDL, HDL, 중성지방 세 가지를 같이 봐야 한다.
총콜레스테롤만 정상이어도 LDL이 높거나 HDL이 낮으면 위험할 수 있다.
나는 총콜레스테롤은 정상이었는데 중성지방이 180이 나와서 식이요법 들어갔다.

간기능 검사 (AST / ALT / 감마GTP)

술 많이 마시는 사람은 감마GTP를 특히 봐야 한다.
40대 남성 직장인 중에 감마GTP 경계치 넘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의 조기 신호이기도 하다.

신장기능 (크레아티닌 / 요단백)

신장은 망가지기 전까지 증상이 없다.
크레아티닌 수치 상승은 이미 기능이 많이 떨어진 다음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요단백 검사를 함께 봐야 일찍 잡을 수 있다.

흉부 X-ray

폐결핵, 심장비대, 기관지염 등 전반적인 이상 유무를 보는 용도다.
폐암 조기 발견은 CT가 훨씬 정확하다. X-ray로는 한계가 있다.

위내시경

40세부터 2년에 한 번 국가검진에 포함된다.
조영술보다는 내시경을 권한다. 수면 내시경으로 하면 거의 불편하지 않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도 같이 확인할 수 있다.
나는 헬리코박터 양성이 나와서 제균 치료를 받았다.

40대부터 따로 챙겨야 할 추가 검사

국가검진만으로는 빠지는 부분들이 있다.
비용이 들더라도 아래 항목들은 40대부터 챙기는 걸 권한다.

저선량 폐CT

흡연자라면 무조건이다.
국가 폐암검진 대상이 아니더라도, 흡연 경력이 있다면 스스로 챙겨야 한다.
흉부 X-ray로는 초기 폐암을 거의 못 잡는다.
저선량 폐CT 한 번에 10~15만 원 선이다.

대장내시경

45세부터 국가검진 대상이지만, 가족 중 대장암 병력이 있다면 40세부터 해야 한다.
3~5년 주기로 받으면 대장암 예방율이 크게 올라간다.
수면 대장내시경 기준 15~20만 원 선.

PSA 검사 (전립선 특이항원)

전립선암 조기 발견을 위한 혈액검사다.
국가검진에 포함이 안 돼 있어서 따로 요청해야 한다.
혈액 한 번 뽑는 거라 비용도 크지 않다. 1~2만 원 수준.

갑상선 초음파

갑상선 문제는 여성에게 많지만 40대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갑상선암은 초음파로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다.
2~3년에 한 번 주기로 받으면 된다. 5~10만 원 선.

복부 초음파

간, 담낭, 신장, 비장, 췌장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지방간 정도 확인에 특히 유용하다.
국가검진에 없는 항목이라 따로 예약해야 한다. 10만 원 내외.

비타민 D 혈중 수치

실내 근무가 많은 40대 남성 중에 비타민 D 결핍이 꽤 많다.
근육통, 만성피로, 면역력 저하와 연결된다.
국가검진엔 없다. 혈액검사로 확인 가능하며 2~3만 원 수준이다.
나는 21ng/mL로 부족 범위가 나와서 지금 보충 중이다.

검진 받기 전에 알아둘 것들

검사 당일 공복 8시간 이상은 기본이다.
전날 저녁 과음은 간수치 결과를 망친다.
처음에 전날 술 마시고 갔다가 ALT가 튀어서 재검 받은 적이 있다.

혈압 측정 전에는 10분 이상 앉아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바쁘게 뛰어들어가서 바로 재면 수치가 올라가 있다.

결과지를 받으면 '정상'이라는 글자만 보지 말고 구체적인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정상 범위의 윗 경계선 근처에 있는 수치들이 쌓이면 그게 신호다.
특히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경계를 기웃거리기 시작하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진다.

40대 이후의 건강은 이상이 생긴 다음 고치는 것보다 이상 신호를 일찍 잡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내 몸 정도는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하는 나이가 됐다.